1. 마흔, 에세이를 써야 하는 한 가지 이유 – 삶을 다시 정의하는 순간이기 때문
마흔을 앞두고 혹은 이미 마흔에 접어든 이들은 종종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어쩌면 내 인생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드는 걸까?” 사실, 마흔이라는 나이는 단지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인생의 절반쯤을 살아온 시점에서 우리는 자신이 걸어온 길을 자연스레 되돌아보게 되고, 앞으로 남은 인생을 어떻게 가꾸어갈지 고민하게 됩니다. 이러한 시점에서 글쓰기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스스로의 삶을 재정의하고 이야기로 엮어낼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입니다.
흔히들 청춘 시절에는 앞만 보고 달리기 급급하다고 말하죠. 대학 입시, 취업, 결혼 등 눈앞에 놓인 과업을 헤쳐나가기 바쁩니다. 하지만 마흔은 다릅니다. 눈부시게 달리던 시간을 지나 어느덧 숨을 고르며 ‘나는 왜 이렇게 달려왔지?’라는 물음을 진지하게 던져볼 수밖에 없는 시기가 됩니다. 이때 글쓰기는 우리의 시선과 마음을 차분하게 붙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머릿속에서 흩어져 있던 생각들을 하나의 체계로 묶는 과정은, 곧 내 삶의 이야기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는 작업이 됩니다.
특히 변은혜 작가는 *“마흔 이후의 삶은 내가 직접 만들어가는 이야기다”*라는 말로, 이제는 세상의 기준이나 타인의 목소리에만 귀 기울일 것이 아니라, 내면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그 내면의 소리를 가장 온전하게 드러낼 수 있는 도구가 바로 글쓰기라는 것이죠. 때로 글로 적힌 글자들은 우리에게 ‘내가 정말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를 밝히 보여주기도 하고, 때로는 잊고 지냈던 꿈과 열정을 다시 깨워줄 수도 있습니다.
결국 마흔에 글쓰기를 시작한다는 것은, 내 삶을 새롭게 바라보고 정리하는 길과도 같습니다. 누구나 살면서 수많은 일들을 겪고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이지만, 그것들을 기록해두지 않으면 그 순간은 쉽게 잊히고 맙니다. 글쓰기는 그 순간을 붙잡아 두는 행위이자, 지나온 길을 다시금 성찰하며 미래를 설계하는 강력한 계기가 됩니다. 그래서 마흔이라는 이 새로운 장에서, 글쓰기가 단순한 취미나 자기표현이 아니라 인생의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2. 마흔에 글을 써야 하는 두 가지 이유
🔹 1) 지나온 삶을 객관적으로 정리할 수 있다
마흔 즈음이 되면, 이미 적지 않은 세월을 살아왔다는 사실을 문득 깨닫게 됩니다. 물론 아직도 많은 날들이 남아 있지만, 한편으로는 돌아볼 시점이기도 하죠. 사람은 자신이 겪어온 일들을 망각하기 쉬운 존재입니다. 특별한 사건이라 여겼던 일도 시간이 지나면 흐릿해지고, 그 당시에 느꼈던 감정이나 결단의 이유는 점차 희미해집니다. 그래서 글로써 기록한다는 것은 상당히 소중한 행위가 됩니다. 글이라는 매개체가 없으면, 우리는 삶의 여러 갈래에서 무수한 감정과 깨달음, 결심을 놓칠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자신의 30대 시절에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고 합시다. 그 결정의 배경에는 여러 고민과 갈등, 그리고 다짐이 존재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 그 순간의 감정과 이유를 선명하게 떠올리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글로 남겨두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그때 이런 이유로, 이런 갈등을 겪으며 결정을 내렸고, 결국 이것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를 명확하게 다시금 확인할 수 있죠. 이처럼 기록은 과거를 잃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힘이 있습니다.
마흔 이후에야 비로소 글을 쓰기 시작하더라도 늦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부터라도 내 일상과 생각, 감정을 글로 표현함으로써 지나온 삶을 객관적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정리 과정은 곧 지금의 나를 더욱 깊이 이해하는 발판이 됩니다. 우리가 머릿속에서 스쳐 지나가듯 생각했던 것들을 글로 구체화할 때, 그동안 미처 깨닫지 못했던 패턴과 감정의 흐름, 삶의 가치관 같은 것들이 선명히 드러나기도 합니다.
🔹 2)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찾을 수 있다
글쓰기는 단순히 추억을 수집하거나 과거를 되돌아보는 데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미래를 설계하는 데에도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합니다. 사람들은 흔히 마음속에 대략적인 불만이나 불안을 품고 살아가지만,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그리고 왜 그런 감정을 느끼는지 분명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저 ‘요즘 일이 재미없다’거나 ‘무언가 새로운 것을 하고 싶다’는 모호한 기분 정도에 머무르는 것이죠.
하지만 이 생각들을 글로 풀어 쓰다 보면, 그 모호한 감정이 점차 구체적인 이유와 방향으로 형상화됩니다. 예컨대 지금의 직장이나 일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불만의 원인이 임금 수준인지, 업무 강도인지, 혹은 나의 가치관과의 부조화인지 명확히 짚어볼 수 있죠. 그리고 그 실체가 보일 때, 우리는 다음 단계로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어떤 부분을 변화시켜야 할지에 대한 직관을 얻게 됩니다.
결국 마흔에 마주하는 글쓰기는 과거의 나를 더 잘 이해하게 하고, 동시에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를 구체적인 청사진으로 그려볼 수 있게 해줍니다. 삶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이 필요한 시기에, 글쓰기는 스스로에게 가장 진솔한 조언자가 되어줄 수 있는 셈입니다.
3. 실제 사례 – ‘글쓰기’로 인생이 바뀐 사람들
이 책에는 수많은 사례가 등장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것은 글쓰기를 전혀 해본 적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 ‘글’을 통해 새로운 삶을 발견했다는 점입니다. 사실 누구나 처음엔 망설이기 마련입니다. “내가 이런 글을 써서 무슨 소용이 있겠어?” 혹은 “나는 문장력이 부족한데, 이게 과연 맞는 걸까?” 같은 의문들이 머릿속을 맴돌지요. 하지만 글은 기술이 아니라 진솔한 마음에서 비롯되는 표현 행위이기 때문에, 누구라도 마음만 먹으면 시작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40대 초반의 A씨는 매일 회사와 집을 오가며 단조로운 일상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녀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또 어떤 인생을 원하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지인에게 권유 받아 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오늘 회사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는 간단한 서술에 불과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나 고민, 소망까지 진솔하게 적어나갔습니다. 그러자 자기 자신도 몰랐던 내면이 문장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아, 내가 이런 분야에 관심이 있었구나.” 혹은 “내가 이 문제로 이렇게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구나.” 하는 깨달음들이 이어졌습니다.
이제 A씨는 단순히 생각을 기록하는 데서 한 발 더 나아가, 블로그를 통해 자신이 관심 있는 주제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일상의 단편부터 독서 후기, 여행 에세이, 영화 감상 등 다양하게 써보았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그녀는 다른 사람들에게서 댓글과 공감을 받았고, 점차 글쓰기에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결국 그녀는 직장 생활을 병행하면서도 ‘글 쓰는 삶’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고, 훗날에는 자기 이름으로 된 에세이집을 출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처럼 글쓰기는 변화의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 변화를 명확히 가늠하기 어렵더라도, 꾸준히 글을 쓰는 행위 자체가 자양분이 되어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힘을 발휘합니다.
4. 마흔, 지금 바로 글쓰기를 시작하는 방법 (실질적인 제안)
마흔이 되었을 때, 우리는 더 이상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는 핑계 뒤에 숨기 힘든 시점에 와 있습니다. 이미 수많은 경험과 생각들이 내 안에 축적되어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글쓰기를 어렵게만 여기지 말고, 가볍게라도 펜을 들어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기교가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 나 자신을 위한 기록이라는 생각으로 출발한다면 훨씬 수월해집니다.
✅ 1) 하루 5분, 감정을 적어보자
글쓰기를 전혀 해본 적 없다면, 너무 큰 목표를 세우는 대신 하루 5분 동안 느꼈던 감정 하나만이라도 적어보세요. 예컨대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피곤하다고 느꼈다. 그런데 그 피곤함은 단순히 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더 크게 다가온 것이다”*처럼 솔직한 감정을 적어보는 것이죠. 이렇게 짧은 글쓰기라도 매일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새 생각하는 힘과 표현력이 조금씩 향상되는 걸 스스로 느끼게 됩니다.
✅ 2) 특정한 주제로 글을 써보자
조금 더 나아가고 싶다면, 특정한 화두를 정해놓고 글을 써보는 방법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 “내 인생에서 가장 즐거웠던 순간은 언제였나?”, 혹은 “가장 후회되는 선택은 무엇이며, 왜 그랬을까?”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솔직하게 써 내려가는 것이죠. 이렇게 구체적인 질문을 통해 내면을 파고들면, 평소엔 미처 몰랐던 나의 가치관과 감정 패턴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 3) 공개할 필요 없이 써라
글은 꼭 공개해야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처음엔 나 자신 외에는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아도 좋습니다. 이때가 가장 자유롭고 솔직해질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내면의 깊숙한 이야기를 남의 시선에 구애받지 않고 끄집어낼 수 있으니까요. 나중에 익숙해지고, 스스로 발전하는 모습을 확인하고 싶을 때 공개해도 늦지 않습니다.
✅ 4) 일기에서 시작해 블로그, 나아가 책으로 발전시키기
글쓰기가 점점 익숙해진다면, 블로그나 SNS 같은 조금 더 ‘열린’ 공간에 글을 써보는 것도 또 다른 도전이 됩니다. 처음엔 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민망하거나 두렵겠지만, 의외로 많은 이들이 공감해줄 수도 있고, 댓글을 통해 또 다른 이야기를 전해듣게 되면서 글쓰기에 대한 흥미를 한층 더 키울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자신만의 독창적인 테마가 생기거나, 글쓰기에 대한 열정이 커진다면 직접 출판을 시도해 보는 꿈도 꿀 수 있겠습니다.
마치며 – 당신의 이야기는 가치가 있다
결국 *『마흔, 에세이를 써야 할 시간』*이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는, 글쓰기가 단순히 ‘멋진 글을 써야 한다’는 부담보다는 ‘나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드러내는 과정’이라는 점에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인생을 살아가면서 다양한 국면을 맞닥뜨립니다. 그 안에는 분명 기록할 만한 가치가 넘치는 순간들이 존재합니다. 다만 그것을 의식적으로 붙들어 놓는지, 혹은 그냥 흘려보내는지의 차이가 삶의 질을 크게 바꿉니다.
“나 같은 사람이 글을 써도 될까?”라는 의문은, 어쩌면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조금씩 자리 잡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내 이야기가 과연 의미가 있을지, 누가 공감해줄지 미리 겁먹는 대신, 지금 이 순간부터 단 하나의 문장이라도 적어보면 어떨까요? 그 한 문장이, 또 다음 문장과 이어지면서 한 편의 에세이가 되고, 결국 한 권의 삶의 기록이 되어줄지도 모릅니다.
마흔이 되면 우리가 살아온 길과 아직 남은 길 사이에서 많은 생각이 교차하게 됩니다. 그 순간을 놓치지 말고, 지금 내 안에 흐르는 생각과 감정을 글로 붙잡아 보세요. 그것이 바로 인생을 더욱 단단하게 하는 첫걸음이자, 누구도 대신 써줄 수 없는 당신만의 고유한 이야기를 완성해가는 여정이 될 것입니다.